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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어드밴티지 정말 있을까?
보통 소속팀(홈팀) 경기장에서 경기할 때 이점이 많다고 한다. 늘 훈련했던 익숙한 잔디, 잘 아는 날씨, 열화와 같은 팬들의 응원 속에서 경기하면 심리적으로 안정되기 때문이다. 또 홈팀 경기장에서 경기하면 해당 선수들은 멀리 이동하지 않아도 되고, 평소 묵는 숙소에서 평소 먹던 음식을 먹으며 몸을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 팀 경기장으로 이동하게 되면 챙겨야 할 것들이 생긴다. 만약 다른 나라에서 경기하게 되면 기후부터 먹는 것까지 신경써야 할 것이 많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국제 경기를 봐도 개최국이 다른 때보다 성적이 우수할 때가 많다. 우리나라도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 1988 서울 올림픽에서 종합 4위 등 상상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그런데 한 연구에 따르면 홈팀 경기장에서 뛰는 것이 심판의 판정에서도 좀 더 유리하다고 한다. 심판은 어느 팀에도 치우치지 않고 정확한 판정을 해야 하지만,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이 한 팀을 응원하면 심판이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개인의 태도나 행동이 집단에 영향을 받는 것을 ‘동조 이론’이라고 한다. 2022년 영국의 스포츠 심리학자 앨런 네빌은 관중의 함성이 심판 판정에 영향을 주는지 확인해봤다. 2010-11시즌과 2019-20시즌의 EPL 경기 47개를 분석한 결과 홈팀 선수는 상대 팀 선수보다 파울을 15% 적게 받았다. 상대 팀 선수가 파울을 10개 받을 때 홈팀 선수는 파울을 8.5개 받은 것이다. 관중이 없으면 심판 판정 공정할까? 그렇다면 혹시 관중이 없을 때 심판 판정은 공정할까? 2021년 독일 쾰른체육대학교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플러스 원’에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무관중 경기일 때 심판의 판정이 더 공정했다. 연구팀은 영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6개국에서 진행하는 10개 프로리그 경기를 분석했다. 코로나19 전인 2010-11시즌부터 2019-20시즌까지 관중과 함께 치러진 3만 6882개 경기와 코로나19로 무관중으로 치러진 1006개 경기를 비교했다. 이들은 심판의 판정과 관련이 있는 파울과 옐로카드, 레드카드 판정이 경기장에 관중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어느 팀에 유리한지 수학적으로 알아봤다. 그 결과 코로나19 전에는 세 판정 모두 홈팀에게 좀 더 유리했다. 그러나 무관중으로 진행된 경기에서는 파울과 옐로카드 판정이 상대 팀에게 도움이 됐다. 레드카드 판정만 공정한 것으로 나왔다. 무관중일 때는 두 팀이 거의 비슷한 심판 판정을 받거나 오히려 상대 팀이 유리한 판정을 받은 셈이다. 또 관중이 있던 코로나19 이전의 홈팀 승률은 58.5%였고, 무관중 경기 때 홈팀의 승률은 55.5%였다. 승률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승률이 여전히 50%가 넘기 때문에 홈 어드밴티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별별 스포츠 확률1. 축구하다 새똥 먹을 확률은 얼마일까? 가끔 축구 경기 중 돌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2014년 8월 17일 열린 EPL 개막전 경기에서도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와 스완지 시티 AFC의 경기가 한창 진행되던 전반 11분 동료들에게 말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의 애슐리 영 선수의 입에 무언가 들어갔다. 이 모습은 중계 화면에도 잡혔는데, 새똥이 날아와 영 선수 입으로 떨어진 것이었다. 이후 영 선수는 새똥이 아니라 주장했지만, 정말 새똥처럼 보였다. 3년 뒤 이 사건을 수학적으로 따져 본 사람들이 나타난다. 축구와 관련된 영상을 만드는 ‘슛포러브’다. 슛포러브는 영 선수 입에 똥을 싼 새는 세상에서 가장 높이 나는 새로 알려진 루펠대머리수리라고 가정했다. 상공 11.27km까지 날 수 있고, 루펠대머리수리가 지구에서 최대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구했다. 그런 뒤 새가 애슐리 영이 있던 위치에 똥을 쌀 확률을 구하고, 여기에 애슐리 영 선수 입의 면적과 경기가 있던 올드 트래퍼드 경기장 면적에서 애슐리 영이 차지하는 비율까지 고려했다. 그 결과 새가 똥을 쌌는데 애슐리 영 선수 입에 들어갈 확률은 3.83105946778710-19이었다. 확률이 0이 아니니 일어날 수 있는 일지만,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축구 경기 도중 일어난 것이다. 보고도 믿기지 않은 사건이다. 별별 스포츠 확률2. 투수가 던진 야구공에 새가 죽을 확률은? 축구 경기 도중 새똥을 먹은 사건만큼이나 황당한 사건이 야구에서도 일어났다. 2001년 3월 25일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투산 일렉트릭파크 야구장에서 비둘기가 야구공에 맞아서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났다. 비둘기를 맞춘 랜디 존슨 선수의 별명은 ‘공포의 좌완 파이어볼러’로, 최대 160km/h의 구속으로 공을 내리꽂는 것이 특징이었다. 존슨 선수가 평소처럼 154km/h로 던진 공이 우연히 야구장을 지나가던 비둘기에 맞은 것이다. 이후 이 사건을 계산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물리학 커뮤니티인 ‘피직스포럼’의 네티즌 quora는 분자가 자유 운동할 때 다른 분자와 충돌하기까지의 평균 거리인 ‘평균 자유 거리’ 공식을 이용했다. 그리고 이 공식으로 사건이 벌어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투구 수를 구했다. 대략적인 수치를 이용해 구한 평균 자유 거리는 약 36000km로, 이 값을 투구 거리인 18.44m로 나누면 약 195만 2277로, 이만큼 던져야 때마침 그곳을 지나가는 새를 맞힐 사건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러나 야구 경기에서 양 팀이 던지는 공은 기껏해야 300번이다. 물론 이 확률은 네티즌의 자의적인 계산이기에 아주 확실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그만큼 다시 한 번 벌어지기 힘든 희귀한 사건임은 분명하다. 영 선수의 사건을 계산한 슛포러브는 존슨 선수의 사건보다 영 선수의 사건이 다시 일어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야구공과 비둘기 면적은 영 선수가 먹은 새똥에 비하면 크고, 투수는 마운드라는 정해진 위치에서만 타자를 상대로 공을 던지지만, 축구 선수는 넓은 축구장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니 그 순간 그 위치에서 새똥과 만나고 중계 화면에 잡히는 건 매우 희박한 일이라는 것이다.통계로 정해지는 이적료
프로야구처럼 프로축구에서도 팀이 승리할 확률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는 우수한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다. 프로야구에서는 선수의 가치가 주로 연봉으로 드러나지만, 프로축구에서는 연봉과 함께 이적료를 통해 나타난다. 매년 천문학적인 금액의 돈이 선수의 이적료로 각 구단 사이에 오고 간다. 세계 4대 축구 리그인 영국의 프리미어리그(EPL), 이탈리아의 세리에A, 스페인의 라리가, 독일의 분데스리가에서는 이적 시장이 1년에 두 번 열린다. 6월부터 8월까지 약 2개월 반 동안 열리는 여름 이적 시장과 1월 한 달 동안 열리는 겨울 이적 시장이다. 이때 우리 구단에 꼭 필요한 선수를 이적료를 내고 데리고 온다. 이적료는 선수를 영입하려는 구단에서 선수의 현 소속 구단에 지급하는 비용이다. 금액은 지금 받는 선수의 연봉과 나이 등 현재와 미래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한다. 보통 실력이 비슷하면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볼 만한 유망주의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된다. 이적료 측정은 통계로! 적정한 이적료를 책정하기란 어려운 문제다. 고액의 이적료를 지급하고 선수를 데리고 왔는데, 그만큼의 역할을 하지 못하면 비용을 낭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2021년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에서는 선수의 가치를 수치화하는 방법을 고안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2년 7월부터 2021년 11월 사이 유럽 5대 리그 팀(세계 4대 리그와 프랑스 리그1)에 소속된 선수의 정보를 바탕으로 ‘다중 선형 회귀 분석’을 해서 선수의 가치를 알 수 있는 공식을 만들었다. 다중 선형 회귀 분석이란 2개 이상의 독립변수(xi)를 가진 자료에서 독립변수가 종속변수(y)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 독립변수에 따른 종속변수의 값을 예측하는 통계 기법이다. 이 연구에서 독립변수는 선수를 영입할 때 구단에서 고려하는 요소이고, 종속변수는 구하고자 하는 선수의 가치다. 구단에서는 선수를 영입할 때 기본적으로 12가지 요소를 고려한다. 남은 계약 기간, 선수 나이, 최근 2년 동안 공식 경기에서 뛴 시간, 지난 1년간 선수의 성적 향상 정도와 성적 저하 정도, 2년 동안 기록한 골 수, 1년 동안 기록한 어시스트 수, 1년 동안 패스에 성공한 횟수, 1년 동안 드리블 성공 횟수, A매치 출장 경기 수, 현 구단의 경제 수준, 지난 4번의 이적 시장에서의 상위 100개 이적 수수료의 평균값인 이적료 인플레이션이다. 여기서 이적 수수료는 선수가 이적시 에이전트가 가져가는 돈으로, 이적료의 최고 10%까지 부과된다. 수학자가 꼽은 최고 가치를 지닌 선수는? 2021년 당시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톰 크로포드 박사는 누가 GOAT(The Greatest Of All Time)인지 수학적으로 찾기 위해 데이터 알고리듬 ‘The GOAT 인덱스’를 만들었다. GOAT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를 뜻한다. The GOAT 인덱스는 발롱도르를 2번 이상 받은 축구 선수 10명을 추려 경기 기록, 우승 경력 등을 비교해 점수로 알려준다. 그 결과 최고점인 100점을 받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위에 올랐다. 2위는 호날두의 라이벌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로, 94점이고, 3위는 펠레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에드송 아란치스 두 나시멘투로, 85점이 나왔다. 여기서 발롱도르는 프랑스 축구 전문지 ‘프랑스 풋볼’이 만든 상으로, 현재 전 세계 스포츠 기자로 구성된 기자단이 매 시즌 투표를 통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축구 선수에게 상을 준다. 크로포드 박사는 실시간 스포츠 정보를 알려주는 유튜브 채널 ‘라이브스코어’에서 “축구 세계에서 수학을 사용하는 방법을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어 즐거웠다”라며, “이번 연구 결과에서는 호날두가 최고 선수에 올랐지만, 다른 후보들의 기록도 쟁쟁해 GOAT 논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내일 기상 10년 뒤 기후, 수학으로 예측!
‘지구는 기후 비상사태를 맞이했다.’ 2019년 11월 5일, 국제학술지 ;에 153개국의 과학자 1만 1000여 명의 공동 성명이 올라왔다. 기후 위기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심각하게 진행돼 생태계와 인류가 위협받고 있으니 이에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2023년 3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제6차 평가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의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1℃ 증가했다. 크지 않은 변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구 전체가 1℃ 더워지는 건 생각보다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 폭염, 폭우와 같은 기상 이변이 더욱 빈번하게 일어나 인간의 건강과 생태계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학을 기반으로 한 기후 모형을 이용하면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실제로 IPCC는 위에서 언급한 종합보고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2100년에는 지구 표면의 온도가 적게는 1.4℃, 많게는 4.4℃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예측은 우리에게 경각심을 주고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한 발판을 만들어 준다. 기간이 길 땐 기후 모형, 짧을 땐 수치예보 모형 IPCC는 기후 모형을 통해 75년 후의 날씨를 예측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75년 뒤 연평균 기온이 6.3˚C 오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기후 모형이란 무엇일까? 기후는 특정 지역에서 장시간 동안 측정된 평균적인 날씨를 말한다. 이를 수학적으로 계산한 것이 기후 모형이다. 기후 모형은 지구 대기, 해양, 빙하, 토양 등의 다양한 환경 구성 요소 간의 상호작용을 토대로 미래의 날씨를 예측한다. 2021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미국 기후학자 마나베 슈쿠로는 1960년대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량이 지표면 온도와 수온을 어떻게 높이는지를 이해하는 수학 모형을 만들었다. 이 모형은 현재 기후 변화를 예측하는 기후 모형 개발의 토대가 됐다. 오늘날 기후 모형이 고려하는 요인은 다음과 같다. 이 요인은 모두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만든 이론을 토대로 수식으로 표현한다. 이 수식을 모두 컴퓨터의 언어로 옮겨 기후 모형을 만든다. 반면 ‘기상’은 우리가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하루, 일주일처럼 짧은 기간 동안의 날씨를 말한다. 기상 예보는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해양 산업, 항공 운항, 군사 작전 등에 쓰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2010년부터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를 세우고 슈퍼컴퓨터를 사용해 날씨를 예보하고 있다. 그렇다면 슈퍼컴퓨터는 어떻게 기상을 예측할까? 바로 수치예보 모형을 이용해서다. 수치예보 모형에서는 기상에 영향을 주는 기온, 바람, 기압, 대기 중 수증기의 양을 방정식으로 나타낸 뒤 시간과 공간에 따라 계산해 미래의 날씨 정보를 얻는다. 수치예보를 하는 과정은 크게 3단계로 나뉜다. 1단계에서는 기상에 영향을 주는 온도, 습도, 기압과 같은 값을 측정하고, 계산에 쓸 수 있도록 값을 정리한다. 2단계에서는 대기를 작은 그물망처럼 나눈 격자마다 측정한 값을 예측 방정식에 대입해서 예측값을 구한다. 이때 계산량이 매우 방대하므로 슈퍼컴퓨터가 필요하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계산된 값을 그림이나 표처럼 보기 좋은 형태로 표현한다. 한국형 수치예보 모형 KIM 2020년 우리나라는 장장 8년간의 연구 끝에 한국형 수치예보 모형(The Korean Integrated Model, KIM)을 완성했다. 그전까지 우리나라 기상청에서는 영국에서 만든 UM(Unified Model)을 사용해 기상을 예측했다. 하지만 UM은 지구를 수직수평으로 나누는 위도경도 격자를 사용해서 지구 곳곳의 날씨를 균일하게 예측하기 어렵다. 보통 한 조각에서 일정 개수의 점 위치를 정해 날씨를 예측한다. 문제는 극지방으로 갈수록 격자의 간격이 0km에 가까워져서 한 조각이 너무 작아진다는 점이다. 반대로 적도지방으로 갈수록 조각이 너무 커져서 고정된 점의 개수로 넓은 범위의 날씨를 계산해야 한다. KIM은 이러한 UM의 한계점을 보완했다. 3차원 구를 감싸고 있는 2차원의 구면을 최대한 같은 간격의 격자로 나누기 위해 ‘육면체구’ 모양을 사용했다. 육면체구를 볼록 사각형 6개로 나누면 거의 같은 간격으로 조각낼 수 있어 계산의 정확도가 올라간다. 육면체구는 정육면체에 바람을 불어넣어 구 형태로 부풀린 도형이다. 이 도형은 미국의 기상 모형인 GFS(Global Forecast System)에도 사용된다. KIM의 기상 예측 3단계 KIM은 이 육면체구 구조를 바탕으로 3단계를 거쳐 기상을 예측한다. 먼저 ‘지배 방정식’을 토대로 기상 모형을 만든다. 지배 방정식은 기상 모형에서 대기 운동을 예측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 오일러 방정식 등 뉴턴의 제2법칙인 가속도의 법칙을 바탕으로 하는 식들이 포함된다. 이 방정식에 온도와 질량은 항상 일정하다는 법칙을 더하면 기상 모형이 된다. 그런 다음 기상 모형은 ‘자료 동화’를 거친다. 자료 동화는 실제 관측한 기상 자료와 기상 모형이 예측한 값을 모두 고려해 가상의 데이터를 만들어 모형에 다시 반영하는 과정이다. 매번 저울 영점을 맞춰주는 것과 같으며, 과정을 반복할수록 모형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즉 자료 동화란 모든 관측 자료를 활용해 수치예보 모형에 들어갈 초기 자료를 실제 값에 가깝게 만드는 과정이다. 마지막으로 후처리 과정을 통해 유의미한 수치들만 걸러내는 작업을 거친다. 이후 수치를 한눈에 잘 알아볼 수 있도록 그래픽으로 만들어 기상 예측 정보를 내놓는다. 그런데 이렇게 만든 모형으로 기상을 예측하려면 아주 많은 계산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10일 동안의 기상을 예측하려면 아래만큼의 계산이 필요하다. KIM은 우리나라에 나타나는 기상 현상을 예측하는 데 유용하다. 실제로 2023년 8월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카눈의 이동 경로는 KIM 예측으로 미리 알 수 있었다. 반면 UM은 카눈이 한국과 일본 사이 해상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해 예측이 다소 빗나갔다. 현재 기상청에서는 UM과 KIM을 병행해 기상을 예측하고 있다.가뭄으로 뱃길이 막혔다!
운하는 땅을 뚫어 물을 흐르게 해 배들이 다닐 수 있도록 만든 물길이에요.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파나마 운하가 대표적이지요. 그런데 작년부터 비가 오지 않아 배들이 파나마 운하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73년 만에 가장 건조했던 파나마 2023년 초부터 파나마에는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3년 파나마의 강우량은 평년보다 41%나 줄었어요. 그 결과 파나마 운하로 물을 공급하는 가툰 호수의 수위 역시 급격히 낮아졌죠. 지난해 11월, 파나마 운하청은 “2023년 10월은 1950년 이후 73년 만에 가장 건조한 달”이라고 밝혔습니다. 파나마 운하청은 지난해 9월부터 물의 양을 고려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의 수와 무게를 줄여왔어요. 기존에는 하루에 평균 36척을 통과시켰지만, 지금은 하루 통행량을 31척으로 줄였습니다. 또 배 한 척 당 물건을 실을 수 있는 무게인 흘수도 감축했어요. 흘수는 배가 무거울 때 배의 아랫부분이 얼마나 많이 가라앉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예요. 파나마 운하는 기존 13.72m로 유지하던 흘수를 13.26m까지 줄였어요. 0.5m 정도의 차이지만, 이 차이로 배에 한 번에 실을 수 있는 짐의 무게는 30% 감소합니다. 덴마크 해운 기업 머스크는 지난해 9월 “가뭄으로 같은 선박에 평소보다 약 2000개의 컨테이너를 덜 실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어요. 파나마 운하청은 가뭄 현상이 올해 10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하루에 통행할 수 있는 배를 25척으로 제한할 계획입니다. 가뭄에 택배도 멈춘다? 파나마 운하는 파나마 국토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운하예요. 가로 길이만 총 82km로, 서울에서 강원도 춘천까지 거리와 비슷하지요. 1914년 처음 개통한 파나마 운하는 기존 아메리카 대륙을 빙 둘러가야 하던 항로를 절반 이상 단축해 줬어요. 운하가 생기기 전에는 미국 동부에서 서부로 가기 위해서 남아메리카 맨 아래 남쪽을 거쳐 약 1만 5000km를 돌아가야 했습니다. 세계 물자 이동량의 5% 정도를 담당하는 파나마 운하에는 170개국의 1920개 항구를 잇는 항로가 있어요. 따라서 이번처럼 기후위기로 운하에 이상이 생기면 그 피해가 전 세계로 확산됩니다. 파나마 운하를 통해 미국과 무역을 하는 해운 업체 HMM의 노지환 홍보부장은 “파나마 운하가 막히면 돌아갈 수 있는 다른 운하와 다르게 대안이 거의 없다”며 “파나마가 배 통행량을 더 줄이면 배송이 늦어지고, 제품 가격도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