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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가 된 로봇 같이 걸으실래요?
길을 걷다가 로봇과 마주치면 어떤 기분일까요. 지능형로봇법 개정안이 2023년 11월 17일 시행되면서 한국에서도 ‘실외 이동로봇’을 활용해 물건을 배달하고 거리를 순찰하는 일이 가능해졌습니다. 이제 운행안전인증을 받은 자율주행 로봇에는 ‘보행자’ 지위가 부여돼요. 로봇과 나란히 신호등을 기다리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일상이 펼쳐지는 겁니다. 로봇과 함께 할 미래를 과학동아가 조금 먼저 만나봤습니다. 로봇과 함께 걷는 미래를 과학동아가 조금 먼저 만나봤습니다. “주문이 접수됐습니다. 픽업 장소로 출발합니다.” 애플리케이션에서 ‘아메리카노 4잔’ ‘주문’ 버튼을 누르자, 경쾌한 알림음과 함께 ‘개미’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개미는 자율주행로봇 전문기업 로보티즈가 개발한 실외 이동로봇으로, 흰색 직사각형 몸체에 더듬이 모형이 달려 있어 실제 곤충 개미를 연상시킵니다. 개미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로보티즈 본사를 출발해 마곡중앙로 사거리의 카페까지 인도 위를 약 150m 이동했습니다. 개미는 보도블록의 턱과 경사를 넘었고 사거리의 횡단보도를 건넜습니다. 개미가 이동하는 속도는 시속 10~15km. 사람 걸음보다 훨씬 빨랐습니다. “로봇이 도착했습니다. 배송물을 넣어주세요!” 개미가 도착하자 카페 직원은 익숙하게 개미의 뚜껑을 열고, 커피가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틀에 커피를 한 잔씩 넣었습니다. 개미는 카페 직원이 나와 커피를 싣는 내내 기다리고 있었죠. 의젓한(?) 그 모습에 지나가는 시민들도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커피를 싣고 다시 최종 목적지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개미를 보고 있으니 왠지 그 앞을 막아서 보고 싶은 음흉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앞을 막으면 어떤 반응을 보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로보티즈에서 IR/PR 업무를 담당하는 이승현 프로는 “우선 스피커로 안내 음성을 내보낸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어떤 안내가 나오는지 궁금해져 개미의 앞길을 가로막아봤습니다. 그러자 개미는 가던 길을 멈추곤 “물품을 배송 중입니다. 조심히 지나갈게요!”라는 안내 음성을 전했죠.“외출하려면 면허 따고 오세요”16가지 운행안전인증 심사 12월 1일 찾아간 로보티즈 사옥에서는 개미처럼 자율주행을 하는 이동로봇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서울 강남 테헤란로 일대와 로보티즈 사옥이 위치한 마곡동 일대는 ‘규제샌드박스’ 지역으로 지정돼 현재도 실외에서 이동로봇을 운행하는 게 가능합니다. 규제샌드박스란 국토교통부에서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량 등 신기술을 활용한 혁신사업을 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현행 규제의 전부나 일부를 유예해 주는 제도입니다. 자율주행 실외 이동로봇은 그동안 ‘차’에 해당해 보도를 통행할 수 없었습니다. 로보티즈는 2019년 12월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를 통과해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마곡 일대에서 보도를 통행하며 시범 배달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런 실외 이동로봇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2023년 10월 19일, 실외 이동로봇을 ‘차’로 규제하다가 ‘보행자’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시행됐고, 이어 11월 17일에는 실외 이동로봇의 정의와 보험가입 의무 등 실외 이동로봇의 외출 허용을 위한 조항을 신설한 지능형로봇법이 시행됐기 때문입니다. 실외 이동로봇은 이제 규제샌드박스 지역뿐만 아니라 모든 지역에서 보도블록 등 공공도로를 다닐 수 있는 보행자의 지위를 누릴 수 있습니다. 단,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가 지정한 16가지 항목의 운행안전인증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운행안전인증 시험은 실외 이동로봇이 사람과 함께 안전하게 도보를 걷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요구사항입니다. 한 예로 16가지 항목 중에는 횡단보도 통행이 있습니다. 로봇이 신호등의 신호를 정확히 인지하고, 보행신호가 종료되기 전에 횡단을 완료하는지 등을 확인하는 시험입니다. 이날 기자와 동행한 개미는 횡단보도를 마치 사람처럼 건넜습니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였는데, 우선 정지했다가 차량이 오지 않는 틈에 잽싸게 건너는 모습이 제법 능숙해 보였습니다. 신호, 경사, 날씨변화무쌍 외부 환경딥러닝으로 학습 이처럼 로봇이 현장의 실시간 상황을 고려할 수 있는 것은 주행 환경을 인식하는 기술 덕분입니다. 실외 이동로봇은 변화무쌍한 환경을 시시각각 인식해야 합니다. 정해진 위치에 사물들이 존재하고 길도 반듯한 실내 환경과 달리, 실외에서는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부터 보도블록의 턱, 움직이는 사람들, 눈비가 내리는 날씨까지 다양한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실외 이동로봇을 설계할 때는 동적인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지도를 이용합니다. 지도에서 로봇이 주행 가능한 영역과 아닌 영역을 미리 설정한 다음, 주행 가능한 구역에서 시험 운행을 반복하면서 로봇이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AI 딥러닝 과정을 추가로 거칩니다. 이 프로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로봇도 태어나서 적어도 한 계절, 1년 정도는 경험을 통해 학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만약 로봇이 횡단보도를 건널 때 예상치 못한 사고로 제한 시간 내에 횡단보도를 다 건너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김홍호 로보티즈 모바일로봇사업부 부사장은 “횡단 도중에 주변이 혼잡해서 보행시간을 준수하지 못하면 관제 센터로 제어권을 넘긴다”며 “이후 관제 담당자 판단에 따라 로봇을 원격으로 조작한다”고 답했습니다. 16가지 운행안전인증 시험에도 관제장치의 작동을 평가하는 항목이 있습니다. 로보티즈 사옥 5층 시험동에는 여러 대의 모니터를 통해 실외 이동로봇의 위치와 현 상황을 알 수 있는 관제센터가 있었습니다. 책상에는 실외 이동로봇을 수동으로 제어할 수 있는 자동차 핸들이 구비돼 있었습니다. 실외 이동로봇이 물품을 파손 없이 안전하게 배송할 수 있을지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를 위해 실외 이동로봇의 바퀴 부근에는 흔들림을 줄여주는 서스펜션이 들어갑니다. 또한 16개 운행안전인증 시험 항목 중에는 실외 이동로봇이 경사가 5도 이상인 길을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박형태 산업부 기계로봇항공과 사무관은 “실외 이동로봇 안전요구사항 및 시험방법 표준인 KS B 7320 표준인증에서 착안해 2023년 3월에 5도 기준을 정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언덕길이나 보도의 턱 등을 잘 지나가려면 최소한 경사 5도는 올라가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김 부사장은 “개미는 최대 30kg을 탑재한 상태에서 10도 경사로까지 오를 수 있다”며 “계단은 오를 수 없지만 단차가 10cm인 보도블록 턱은 충분히 넘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외에도 실외 이동로봇을 일상에서 활용하려면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로봇과 부딪혀 사고가 날 가능성은 없는지, 로봇이 도난당할 염려는 없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로보티즈는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장치를 마련해 뒀습니다. 김 부사장은 “자동차 운전자 시각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로봇이 보일 수 있도록 로봇에 반사율이 높은 깃발과 LED 조명을 높게 달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충돌 방지를 위해 실외 이동로봇에 비전 및 적외선 등 다수의 카메라와 라이다 센서, 초음파 센서 등도 부착했습니다. 누군가 실외 이동로봇을 훔쳐 가려고 하는 것에 대비해선 여러 센서를 달아놨습니다. 도난을 당하더라도 위치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입니다. 집 앞까지 배달 완수하려면관건은 엘리베이터 모든 항목을 무사히 통과한 실외 이동로봇의 최종 꿈은 ‘라스트 마일’입니다. 쉽게 말해 고객이 원하는 물품을 집 현관까지 가져다주는 것이죠. 현재 국내에서 운행하는 실외 이동로봇들은 캠핑장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라스트 마일을 아직 실현하지 못했습니다.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엘리베이터입니다. 대부분의 실외 이동로봇은 버튼을 누르지 못해 엘리베이터를 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로봇 회사들은 실외 이동로봇이 엘리베이터와 연동돼 로봇이 다가가면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작동하게 하거나, 실외 이동로봇에 엘리베이터를 누를 수 있는 ‘팔’을 붙이는 방법을 고안 중입니다. 로보티즈 사옥 내에서는 ‘팔’이 달린 실내 이동로봇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실내 이동로봇은 카메라로 엘리베이터 숫자를 인지하고 팔로 목적층의 버튼을 누른 뒤, 해당 층에 내려 사무실 문을 ‘똑똑’ 두드렸습니다. 이 프로는 “이러한 실내 이동로봇과 실외 이동로봇을 통합한 로봇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외 이동로봇을 취재하면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로봇과 사람이 공존하는 미래를 기대했습니다. 이 프로는 “실외 이동로봇의 이름을 개미라고 지은 건 사람과 친숙하게 공존하길 바라기 때문”이라며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라 사람의 편의를 더 높여주는 데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길을 걷다 마주한 실외 이동로봇을 방해하면 어떻게 될까요? 동아사이언스 뉴미디어 채널 ‘씨즈’에서 로봇을 개발한 로보티즈와 함께 시험해 봤습니다. ☞바로가기 https://youtu.be/83T5H_7ffgQ?si=yd0joXXn-QQ9SMKH대기오염 예보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으로!
요즘은 외출할 때 날씨만큼이나 대기오염 정보를 확인하는 게 일상이다.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해서 야외 활동을 할지, 마스크를 쓸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대기오염 예보는 어떻게 이뤄질까? 먼저 우리나라에서 주로 측정하는 대기오염 물질에는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를 포함해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오존 등이 있다. 이 입자는 자동차 배기구, 공장 굴뚝 등 다양한 곳에서 발생해 이동한다. 입자들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점성이 있는 액체와 기체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식인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써야 한다. 이 방정식은 프랑스 물리학자 클로드 루이 나비에와 영국의 수학자 조지 스토크스가 고안한 것으로, 뉴턴의 운동 제2법칙인 F = ma를 유체에 작용하는 요인에 따라 나눠 *미분 방정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바람의 속도나 온도, 습도 등과 같은 기상 상태나 현재 대기오염 물질의 양, 앞으로의 배출량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구성하고 해를 얻으면 오염 물질의 이동과 확산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해를 정확하게 찾는 방법은 아직 수학계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 따라서 현재 연구자들은 컴퓨터를 활용해 근삿값을 구해 대기오염 예측에 활용하고 있다. 자료 동화로 대기오염 예보 정확도 높인다! 대기 오염도를 예측하기 위해 사용하는 측정값과 수학 모형 모두 항상 정확하지 않다. 우리나라의 약 500곳에서 측정한 오염 물질은 통계 처리를 거치지만 오차가 여전히 존재한다. 또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바탕으로 만든 예보 모형도 어디까지나 근사해를 얻는 방식이니 오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앞서 KIM 모형에서도 나왔던 자료 동화를 통해 예보 모형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자료 동화의 핵심은 ‘베이즈 정리’다. 과거에 어떤 사건이 일어난 확률과 현재 상황을 알면 앞으로 일어날 사건의 확률을 구할 수 있다는 정리다. 예보 모형은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으로 이뤄져 있고, 이 방정식은 각종 측정 자료를 바탕으로 한 변수들로 구성된다. 간단히 예를 들면, 예보 모형을 이용해 얻은 값(C)이 정확할 확률이 70%, 실제 측정한 값(O)이 정확할 확률이 30%라고 한다면 다음 식으로 계산해 새로운 데이터 Cnew를 얻는다. 이 값을 다시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변수에 대입해 예보 모형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방정식에 필요한 상수, 계수 값도 조정해 실제와 조금 더 가까운 예측을 할 수 있다. 이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면 오차를 줄일 수 있다. 황사 예측은 오일러리안 공간 모형으로! 꽃놀이 가기 좋은 따스한 봄날, 황사가 우리를 가로막는다. 황사는 주로 중국과 몽골 사막지대, 황토고원에서 시작해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 쪽으로 날아오는 흙먼지를 말한다. 보통 황사는 봄에 많이 발생하는데, 그중에서도 4월은 1년 중 평균적으로 황사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시기다. 황사에는 각종 중금속과 오염 물질이 많이 들어 있어 오랫동안 노출되면 감기나 천식, 기관지염은 물론 피부나 눈에도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황사가 일어나는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기상청은 우리의 건강을 위해 황사 특보제를 시행한다. 황사 특보제란 황사의 정도에 따라 ‘황사 주의보’, ‘황사 경보’를 발령하는 제도다. 황사 주의보는 시간당 평균 흙먼지의 농도가이상, 황사 경보는이상으로 2시간 넘게 이 농도가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할 때 내린다. 황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확한 예측이 중요하다. 먼저 기상청에서는 중국 환경부의 지상 관측망과 국내 지상 관측망, 위성 자료 등을 통해 황사를 관측한다. 이렇게 수집한 자료는 통계적으로 처리해 정리한다. 그러면 황사 발생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황사 발생량은 흙의 종류와 상태, 식물의 양, 비가 내리는 양, 바람의 속도 등에 의해 결정된다. 이런 요소와 황사 발생의 관계를 방정식으로 나타내고, 대기 중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도록 만든다. 여기에 기상 자료를 대입해 방정식의 해를 구하면 앞으로 발생할 황사를 예측할 수 있다. 우리나라 기상청에서는 현재 황사 예측 모형으로 KIM과 함께 ‘ADAM3’을 사용한다. ADAM3 모형은 흙먼지가 발생해 이동하고 퍼져 나가는 과정을 ‘오일러리안 공간 모형’에서 시뮬레이션한다. 18세기 스위스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의 이름을 딴 오일러리안 공간 모형은 대기를 격자로 나눠 각 칸 사이의 대기 물질의 이동을 계산하는 방법이다. 미세먼지 농도, 3가지 수치예보 모형 종합해 예측 최근 황사보다 우리나라 대기질을 위협하는 것이 있다. 바로 미세먼지다. 미세먼지는 입자의 지름이 10탆 이하로 황사 입자보다 작다. 미세먼지는 황산염이나 질산염 같은 오염 물질로 이뤄져 있어 폐암을 유발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미세먼지가 이토록 위험한 이유는 입자의 기하학에서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먼지는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 부딪히면서 막힌다. 하지만 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는 폐 깊숙한 곳까지 들어간다. 2.5㎛는 머리카락의 굵기의 약 25분의 1밖에 안 되는 값이다. 표면적이 크면 바람의 영향을 그만큼 많이 받아 공기 중에 더 오래 떠 있을 수 있고, 인체에 더 많이 붙을 수 있다. 게다가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공기 중의 입자가 서로 충돌하고 뭉쳐서 더 큰 입자가 된다. 오염 물질과 뒤엉켜 무거워진 입자는 오염 물질을 품은 채 고스란히 우리를 향해 떨어진다. 미세먼지는 황사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예보한다. 먼저 대기 측정망, *라이다 관측, 위성 관측 등을 통해 대기의 미세먼지와 관련된 물질을 측정한다. 그다음 기상 모형을 비롯한 서로 다른 세 가지 수치예보 모형을 종합해 미세먼지의 예상 농도를 계산한다. 배출량 모형은 대기오염 물질의 배출량을 계산하고, 대기질 모형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미세먼지의 생성과 확산을 계산한다. 기상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수치예보 모형으로는 실시간 변화를 반영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수치예보 모형 결과와 예보관의 경험적 판단을 종합해 최종적으로 예보 등급을 확정한다. 이때 미세먼지의 농도에 따라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의 4가지 등급으로 구분한다. 지난 1월 18일 오후 3시의 미세먼지 농도를 보여주는 대기 측정 결과다. PM10은 지름이 10㎛ 이하인 미세먼지를 나타내고, PM2.5는 지름이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를 나타낸다. 1월 16일 오후 5시에 발표된 이날 예보에서는 PM10의 경우 모든 지역이 ‘보통’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을 보면 인천, 충남, 경북, 대구를 제외한 다른 지역은 ‘좋음’을 나타내는 파란색으로 표시됐다. 용어 설명*미분 방정식 : 시간에 따라 연속적으로 변하는 대상을 수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것으로, 미분은 함수의 변화율을 구한다는 의미다. *라이다 : 레이저를 이용해 대기 중 미세먼지 입자에 부딪힌 신호를 감지해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는 장치.배틀그라운드 탄도학으로 총 잘 쏘는 법
배틀그라운드는 2023년 온라인 게임을 유통하는 플랫폼 ‘스팀’에서 7년 연속 최다 판매와 최다 플레이 부문 플래티넘 등급(1~12위)으로 선정되며,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게임을 시작하면 약 100명의 캐릭터가 외딴 섬에 떨어진다. 혼자 또는 2~4명씩 팀을 이뤄 총 싸움을 하며 끝까지 살아남으면 최종 승자가 된다. 배틀그라운드에선 총을 잘 쏘는 사람이 승리한다는 점에 반기를 드는 플레이어가 있을 수 있다. ‘살아남기만’ 하면 되니까 도망만 다니다가 적이 한 명 남았을 때 한 번만 싸워 이겨도 승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라이팬, 수류탄, 총 같은 무기를 주워 적을 무찔러도 되지만, 적을 피해 도망 다니면서 다른 플레이어끼리 싸우다 쓰러지길 기다려도 상관없다. 그러나 마냥 도망만 다닐 수 없다. 몸에 닿으면 체력이 주는 반구 모양의 자기장이 섬을 감싸고 있어 승부도 걸어보기 전에 체력을 다 소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자기장은 중심이 9번 바뀌고 그때마다 크기도 줄어 플레이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장과 자주 마주치게 된다. 결국 싸울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보다 총을 잘 쏴야 한다. 총을 잘 쏘려면 총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야 하는데 이때 참고하기 좋은 학문이 ‘탄도학’이다. 탄도학은 총을 쏘고 난 뒤 총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연구하는 학문이다. 조그만 총알이 회전하면서 공기 저항, 중력의 영향을 받아 곡선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수학적으로 계산해서 정확하게 맞히는 법을 연구한다. 요즘 게임의 물리 엔진이 워낙 뛰어나서 게임 속 총알도 실제와 비슷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탄도학을 안다면 총을 잘 쏠 수 있다. ➊ 포물선을 따르는 총알 총알의 움직임은 포물선에 가깝다. 이를 염두에 두고 정확히 조준해야 한다. 보통 총알이 수평으로 나간다고 여기고 조준하는데, 총알이 수평으로 나간다고 해도 중력의 영향을 받아 결국은 아래로 조금 떨어질 테니(1) 수평보다 살짝 위로 쏴서 총알이 포물선을 그리도록 해야 목표 지점에 맞힐 수 있다(2). ➋ 영점 조정은 필수! 조준을 정확히 했다고 끝난 게 아니다. 조준했을 때 사람마다 눈의 위치가 달라서 똑같은 총을 쏴도 다른 곳에 닿기 때문이다. 이때 가늠자 위치를 바꾸는 ‘영점 조정’을 하면 명중할 수 있다. 가늠자는 총으로 목표물에 조준할 때 이용하는 장치다. 영점 조정은 사격을 통해 총포의 조준점과 탄착점이 일치하도록 가늠자를 조정하는 것이다. 만약 정확히 조준했는데 목표 지점보다 오른쪽에 맞는 경우(1), 가늠자를 왼쪽으로 옮기자(2). 다시 가늠쇠 끝을 가늠자 중심에 옮기면 자연스럽게 총을 왼쪽으로 움직이게 돼서 정확히 명중할 수 있다(3). 위 또는 아래에 맞아도 비슷하게 오차를 극복할 수 있다. ➌ 거리 조정이 관건 영점 조정할 때 기준 삼은 지점까지의 거리를 잘 기억해야 한다. 목표 지점이 이 거리보다 가까우면 조준한 것보다 위에 맞고(1), 멀면 아래에 맞기 때문이다(2). 기준 거리보다 가까우면 조금 아래, 멀면 위를 노려야 한다. 결국 상대방과 나 사이의 거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지도에 있는 격자를 이용해 거리를 대략 알 수 있으니 이를 잘 활용하면 좋다.가뭄으로 뱃길이 막혔다!
운하는 땅을 뚫어 물을 흐르게 해 배들이 다닐 수 있도록 만든 물길이에요.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파나마 운하가 대표적이지요. 그런데 작년부터 비가 오지 않아 배들이 파나마 운하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73년 만에 가장 건조했던 파나마 2023년 초부터 파나마에는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3년 파나마의 강우량은 평년보다 41%나 줄었어요. 그 결과 파나마 운하로 물을 공급하는 가툰 호수의 수위 역시 급격히 낮아졌죠. 지난해 11월, 파나마 운하청은 “2023년 10월은 1950년 이후 73년 만에 가장 건조한 달”이라고 밝혔습니다. 파나마 운하청은 지난해 9월부터 물의 양을 고려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의 수와 무게를 줄여왔어요. 기존에는 하루에 평균 36척을 통과시켰지만, 지금은 하루 통행량을 31척으로 줄였습니다. 또 배 한 척 당 물건을 실을 수 있는 무게인 흘수도 감축했어요. 흘수는 배가 무거울 때 배의 아랫부분이 얼마나 많이 가라앉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예요. 파나마 운하는 기존 13.72m로 유지하던 흘수를 13.26m까지 줄였어요. 0.5m 정도의 차이지만, 이 차이로 배에 한 번에 실을 수 있는 짐의 무게는 30% 감소합니다. 덴마크 해운 기업 머스크는 지난해 9월 “가뭄으로 같은 선박에 평소보다 약 2000개의 컨테이너를 덜 실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어요. 파나마 운하청은 가뭄 현상이 올해 10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하루에 통행할 수 있는 배를 25척으로 제한할 계획입니다. 가뭄에 택배도 멈춘다? 파나마 운하는 파나마 국토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운하예요. 가로 길이만 총 82km로, 서울에서 강원도 춘천까지 거리와 비슷하지요. 1914년 처음 개통한 파나마 운하는 기존 아메리카 대륙을 빙 둘러가야 하던 항로를 절반 이상 단축해 줬어요. 운하가 생기기 전에는 미국 동부에서 서부로 가기 위해서 남아메리카 맨 아래 남쪽을 거쳐 약 1만 5000km를 돌아가야 했습니다. 세계 물자 이동량의 5% 정도를 담당하는 파나마 운하에는 170개국의 1920개 항구를 잇는 항로가 있어요. 따라서 이번처럼 기후위기로 운하에 이상이 생기면 그 피해가 전 세계로 확산됩니다. 파나마 운하를 통해 미국과 무역을 하는 해운 업체 HMM의 노지환 홍보부장은 “파나마 운하가 막히면 돌아갈 수 있는 다른 운하와 다르게 대안이 거의 없다”며 “파나마가 배 통행량을 더 줄이면 배송이 늦어지고, 제품 가격도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