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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산으로 간다?
파나마 운하가 가뭄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운하의 작동 방식에 있어요. 파나마 운하는 호수 물을 이용해 배를 산 위로 올려 보내기 때문이에요. 마치 배가 엘리베이터를 타듯 말이죠. 엘리베이터 한 번에 물 2억L? 운하는 보통 가로막고 있는 땅을 모두 파내고 서로 떨어진 물길을 잇는 방식으로 만들어져요. 하지만 파나마는 가운데가 산맥으로 막혀 있어 이를 뚫고 평평한 운하를 파기가 힘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파나마는 산 중턱에 있는 강을 막아 호수로 만들고 중간중간 갑문을 설치해 배가 한 층씩 산을 오르는 엘리베이터 방식의 운하로 만들었어요. 이 때문에 파나마 운하는 해수면보다 26m나 높아요. 아파트 10층과 비슷한 높이죠. 선박들이 갑문 안으로 들어오면 운하는 물을 채워 더 높은 갑문으로 배를 올려 보냅니다. 배는 운하 중간에 위치한 가툰 호수에 도착하면 반대편 바다를 향하는 갑문으로 들어가요. 이번에는 반대로 물을 빼 내려가며 갑문을 통과합니다. 운하의 모든 갑문을 통과하면 마침내 반대쪽 바다로 들어갈 수 있어요. 이러한 ‘갑문 엘리베이터’에 필요한 물은 가툰 호수에서 끌어 쓰고 있습니다. 평평한 보통 운하와는 다르게, 파나마 운하에는 여러 개의 갑문이 있어 더 많은 물이 필요합니다. 파나마 운하에 물을 공급하는 댐이 여럿 설치된 이유예요. 배가 갑문을 통과할 때마다 각 갑문에 채워지는 물은 바다로 흘러나가기 때문에, 배가 운하를 통과하는 동안 가툰 호수에서 많은 양의 물이 바다로 흘러갑니다. 배 한 척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려면 2억 L 이상의 물이 쓰여요. 하루 통행량인 31척이 모두 지나가는 데엔 총 70억 L 이상의 물이 소요됩니다. 이는 서울 송파구의 석촌 호수에 담긴 물의 양인 63억 L가량보다 많아요. 파나마 운하가 평소 강수량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지요.쓸 줄 모르면 손해! 생성AI 똑똑한 사용법
생성 인공지능(AI)을 잘 활용하는 것은 실력 좋은 개인 비서를 두는 것과 같다. 대화 몇 마디로 내가 원하는 정보를 찾아내고, 그 정보를 원하는 형태로 정리하기 때문이다. 안 쓰면 손해인 생성 AI, 어떻게 더 잘 사용할 수 있을까.2024년을 살아가는 가상의 인물들의 하루로 살펴봤다.(❋편집자주. PART 2에 삽입된 이미지는 오픈AI의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AI) ‘달리(DALL-E)’에 기사의 내용을 넣어 만든 그림입니다. 기사와 어울리는 가상의 인물과 상황이 뚝딱 만들어졌습니다.) “발표가 제일 쉬웠어요” 30대 직장인 이창래 씨의 하루 내일은 이창래 씨에게 중요한 사업 발표가 있는 날이다.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발표에 들어갈 자료 정리. 해당 주제로 팀원들과 수차례 회의한 기록이 남아있지만 그 양이 너무 많아 어디서부터 봐야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때 창래 씨는 문서 작성 프로그램 워드에 내장된 마이크로소프트(MS)의 ‘MS 365 코파일럿’을 활용한다. 수많은 워드, 엑셀 파일에 적힌 글자들이 ‘회의록 요약’ 버튼 하나에 1장으로 요약된다. 이것을 파워포인트 파일로 아름답게 디자인하는 것도 생성 인공지능(AI)의 몫이다. 감마(Gamma) AI에 요약된 회의록을 입력하자 1분도 안 돼 세련된 PPT가 만들어졌다. 이제 창래 씨가 할 일은 생성 AI가 만든 자료를 꼼꼼히 확인하며 더 수준 높은 PPT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다. PPT를 살피던 창래 씨는 시각화 자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수치가 정리된 엑셀을 켜고 채팅창에 “시각화 자료를 만들어 달라”고 입력하자 데이터가 깔끔한 그래프로 정리된다. 마지막으로 내일 참석하는 프랑스인 바이어를 위한 프랑스어 자료를 따로 만든다. 챗GPT 번역 프로그램에 PPT 파일을 넣으면 끝나는 아주 간단한 작업이다. 오늘도 열심히 일한 창래 씨는 내일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든다. 그건 생성 AI가 해줄 수 없는 일이니까. 공부 의지 뿜뿜! 고1 김태린 양의 하루 중학생 뽀시래기 시절의 김태린은 잊어라. 컴퓨터과학자를 꿈꾸며 고1부터 열공을 다짐한 태린 양의 오늘 공부 목표는 수학 모의고사 풀이와 영어 듣기평가 연습과 단어 공부이다. 먼저 작년 3월 모의고사 수학 문제지를 펼쳤다. 열심히 풀어보려는데 맙소사, 첫 문제부터 도저히 풀리지가 않는다. 그는 챗GPT의 울프럼 알파(Wolfram Alpha) 플러그인을 사용해 문제풀이를 확인해보기로 한다. 문제의 수식을 하나씩 입력하는 과정이 조금 번거롭지만, 일단 입력을 끝내고 나면 친절한 생성 AI는 문제 풀이를 보여준다. 채팅창에 “그래프를 그려달라”고 말하면 풀이와 관련한 그래프도 그려준다. 그래프를 보고야 풀이를 이해한 태린 양은 겨우 다음 문제로 넘어간다.수학 모의고사 풀이를 마무리한 뒤에는 영어 교과서를 편다. 말하기보다 듣기에 약한 그는 교과서 속 지문을 챗GPT에게 입력해 챗GPT가 읽어주는 지문을 들으며 듣기 연습을 한다. 그리고 외워야 하는 단어를 챗GPT 커스텀 단어 시험기에 입력한다. 커스텀 단어 시험기는 태린 양이 단어 공부를 위해 GPTs로 직접 만든 시험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을 켜면 “오늘 공부할 단원을 알려주세요”라는 질문이 뜬다. “2단원”이라고 입력하면 “awkard의 뜻은 무엇일까요?”라고 다시 질문한다. 바로 생각나지 않는 단어는 “예문을 보여달라”고 하면 “It feels a bit awkward to talk alone”이라는 교과서 2단원 속 활용 지문을 말해준다. 정답인 “뻘쭘하다”를 입력하면 다음 문제로 넘어간다. 오늘도 목표를 달성한 태린 양은 스스로에게 주는 보상으로 최애 아이돌 ‘투바투’ 영상을 보며 휴식을 취한다. 손주가 너무 예쁜 60대 박미연 씨의 하루 60대 박미연 씨에게 큰 고민이 있다. 바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손주에게 꼭 맞는 선물을 고르는 것이다. 골머리를 앓던 그는 생성 AI를 떠올린다. 대화하듯 말을 건네면 사용자가 원하는 내용을 검색해주는 네이버 ‘Cue’ 서비스다.“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손자가 좋아할 만한 선물을 추천해줘” 조심스레 말을 걸자 Cue는 문구세트부터 현미경, 자전거까지 초등학생이 좋아할 만한 선물들을 주르륵 화면에 띄운다. 하지만 가격대가 너무 다양해 고르기 어렵다. “20만 원 이하 선물로 찾아줘” “남자 아이 선물로 골라줘” 미연 씨는 말을 이어갔다. Cue는 파란색 백팩을 추천했다. 딱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자 화면은 네이버 쇼핑으로 연결됐다. 설날에 만나 선물을 건네줄 기대를 하며 미연 씨는 기대에 부풀었다. 취미 부자 정소혜 씨의 하루 정소혜 씨는 짬짬이 유튜브 영상도 편집하고 웹툰도 그려 블로그에 올리는 취미 부자다. 그런 그가 요즘은 생성 AI로 취미활동하는 데 푹 빠졌다. 먼저 영상을 만들 땐 어도비의 생성 AI ‘파이어플라이’를 활용해 저작권 없는 이미지를 만들고, 음악 생성 AI ‘사운드로우(Soundraw)’로 BGM을 제작한다. 이 자료들을 영상 편집 AI, ‘브루(vrew)’에 넣으면 자동으로 컷편집을 해주고 자막도 생성해준다. 생성 AI를 이용하면 피사체가 계속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촬영도 가능하다. 즉 영상에 들어갈 대본을 종이에 써서 읽는 모습을 촬영해도, 계속 카메라를 바라보며 말하는 것처럼 연출할 수 있다. 웹툰을 제작하는 시간도 생성 AI로 크게 줄었다. 네이버 ‘웹툰 AI 페인터’를 사용하면 몇번의 터치만으로 자동 채색이 된다. 원하는 색을 끌어다 원하는 부분에 내려놓으면, 해당 부분에 색이 칠해지고 그 주변부도 어울리는 색으로 채워진다. 생성 AI로 시간을 번 소혜 씨는 다른 취미생활을 해볼까, 행복한 고민을 한다. 이제는 AI 리터러시를 고민해야 할 때 생성 AI는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그 활용도가 천차만별이다. 누군가에겐 검색을 대신 해주는 검색창 정도의 역할만 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영화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자비스’처럼 훌륭한 개인 비서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생성 AI를 잘 활용할까? 김란우 KAIST 디지털 인문사회과학부 교수는 2023년 9월 14일부터 19일까지 전국 20~50대 직장인 1100명에게 생성 AI 활용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학력이 높을수록, 월소득이 높을수록 생성 AI 사용 빈도수가 높았다. 김 교수는 “머리가 좋고 돈을 잘 버는 것이 생성 AI 활용 능력과 연관있는 것이 아니라, AI에 대한 사전 교육이 잘 된 사람일수록 새로운 AI의 등장에 빠르게 발맞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는 ‘AI 리터러시’ 격차로도 설명할 수 있다. 리터러시는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이라는 뜻으로, AI 리터러시는 AI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다가올 미래에 AI 리터러시 격차는 피하기 어렵다. 가령 AI 교육을 자주 접하지 못한 청소년들은 자주 접한 청소년에 비해 AI를 낯설게 여기고, 그 결과 AI를 적극적으로 학습하지 못한다. AI 리터러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SKT는 모든 사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AI 리터러시 교육을 실시했다. 네이버는 ‘커넥트 재단’을 운영하며 유아부터 청소년, 일반 대중까지 다양한 이들을 대상으로 AI, 소프트웨어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야 놀자’라는 교육 프로그램은 AI 교육의 기회에서 소외되는 지역이 없도록 전국의 청소년에게 제공된다. 김 교수는 “대국민적인 AI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전국민이 AI와 친숙해져야, 앞으로 더욱 발전할 생성 AI 시대 속에서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최고의 투수결정하는 4가지 지표
이번에는 투수를 평가하는 지표다. 2023시즌 다승과 평균자책점, 삼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해 최고 투수로 선정된 전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 선수의 기록을 통해 투수 평가 지표를 알아보자. ERA(평균자책점) 투수가 한 게임(9이닝)당 자기 책임으로 내준 실점의 평균을 나타내는 지표다.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수치로, 수비 실책처럼 투수 책임이 아닌 이유로 실점한 것은 제외된다. 하지만 이 지표가 투수의 능력을 오롯이 평가하지는 못한다. 그 이유는 자책점을 구하는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투수의 자책점은 기록원의 판단으로 매겨지기 때문에 충분히 야수가 잡아 아웃시킬 수 있었던 공이 안타가 되어 타점을 올려도 투수의 자책점으로 기록되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ERA뿐만 아니라 여러 투수 지표를 통합적으로 봐야 한다. ERA는 수치가 낮을수록 좋다. ERA가 3 이하인 투수는 KBO 역사를 통틀어 10명이 안 된다. 따라서 ERA 2점대 투수는 손에 꼽기 때문에 리그 전체의 에이스로 평가한다. KBO에서 가장 최근 1점대의 ERA를 기록한 선수는 2010시즌을 한화 이글스에서 뛴 류현진 선수(1.82)다. 류 선수는 2019년 LA 다저스에서 2.32를 기록해 그해 MLB ERA 1위에 오르기도 했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 한 이닝당 몇 명의 주자를 출루시키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실책과 몸에 맞은 공으로 인한 출루는 제외한다. 하지만 볼넷 수와 고의사구 수는 반영한다. 예를 들어 WHIP 1.00은 1이닝당 1명의 선수를 출루시켰다는 의미다. KBO 역대 가장 좋은 WHIP는 선동열 전 선수로 통산 기록이 0.80이다. 이는 2이닝은 투구해야 겨우 1명의 주자가 나가는 매우 좋은 기록이다. FIP(수비 무관 투구 기록) 투수가 책임져야 하는 탈삼진, 볼넷, 홈런만을 고려해 투구를 평가한 지표다. FIP가 낮을수록 좋은 선수다. 계산식을 보면 삼진을 많이 잡을수록, 4사구와 홈런을 내주지 않을수록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C는 리그 평균자책점에 맞게 조정한 상수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가장 대표적인 세이버메트릭스의 지표다. 공격, 수비, 주루, 투구에 대한 지표를 포함해 만든 것으로, 모든 선수를 한 줄로 세워 놓고 비교할 수 있다. 투수와 타자의 WAR을 구하는 방법이 다르고, 정확한 WAR 계산 방법이 알려지지 않았다. 야구 통계 분석 사이트마다 다른 식을 이용한다. 현재 모든 구단이 WAR을 활용하고 있다.내일 기상 10년 뒤 기후, 수학으로 예측!
‘지구는 기후 비상사태를 맞이했다.’ 2019년 11월 5일, 국제학술지 ;에 153개국의 과학자 1만 1000여 명의 공동 성명이 올라왔다. 기후 위기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심각하게 진행돼 생태계와 인류가 위협받고 있으니 이에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2023년 3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제6차 평가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의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1℃ 증가했다. 크지 않은 변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구 전체가 1℃ 더워지는 건 생각보다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 폭염, 폭우와 같은 기상 이변이 더욱 빈번하게 일어나 인간의 건강과 생태계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학을 기반으로 한 기후 모형을 이용하면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실제로 IPCC는 위에서 언급한 종합보고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2100년에는 지구 표면의 온도가 적게는 1.4℃, 많게는 4.4℃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예측은 우리에게 경각심을 주고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한 발판을 만들어 준다. 기간이 길 땐 기후 모형, 짧을 땐 수치예보 모형 IPCC는 기후 모형을 통해 75년 후의 날씨를 예측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75년 뒤 연평균 기온이 6.3˚C 오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기후 모형이란 무엇일까? 기후는 특정 지역에서 장시간 동안 측정된 평균적인 날씨를 말한다. 이를 수학적으로 계산한 것이 기후 모형이다. 기후 모형은 지구 대기, 해양, 빙하, 토양 등의 다양한 환경 구성 요소 간의 상호작용을 토대로 미래의 날씨를 예측한다. 2021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미국 기후학자 마나베 슈쿠로는 1960년대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량이 지표면 온도와 수온을 어떻게 높이는지를 이해하는 수학 모형을 만들었다. 이 모형은 현재 기후 변화를 예측하는 기후 모형 개발의 토대가 됐다. 오늘날 기후 모형이 고려하는 요인은 다음과 같다. 이 요인은 모두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만든 이론을 토대로 수식으로 표현한다. 이 수식을 모두 컴퓨터의 언어로 옮겨 기후 모형을 만든다. 반면 ‘기상’은 우리가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하루, 일주일처럼 짧은 기간 동안의 날씨를 말한다. 기상 예보는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해양 산업, 항공 운항, 군사 작전 등에 쓰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2010년부터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를 세우고 슈퍼컴퓨터를 사용해 날씨를 예보하고 있다. 그렇다면 슈퍼컴퓨터는 어떻게 기상을 예측할까? 바로 수치예보 모형을 이용해서다. 수치예보 모형에서는 기상에 영향을 주는 기온, 바람, 기압, 대기 중 수증기의 양을 방정식으로 나타낸 뒤 시간과 공간에 따라 계산해 미래의 날씨 정보를 얻는다. 수치예보를 하는 과정은 크게 3단계로 나뉜다. 1단계에서는 기상에 영향을 주는 온도, 습도, 기압과 같은 값을 측정하고, 계산에 쓸 수 있도록 값을 정리한다. 2단계에서는 대기를 작은 그물망처럼 나눈 격자마다 측정한 값을 예측 방정식에 대입해서 예측값을 구한다. 이때 계산량이 매우 방대하므로 슈퍼컴퓨터가 필요하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계산된 값을 그림이나 표처럼 보기 좋은 형태로 표현한다. 한국형 수치예보 모형 KIM 2020년 우리나라는 장장 8년간의 연구 끝에 한국형 수치예보 모형(The Korean Integrated Model, KIM)을 완성했다. 그전까지 우리나라 기상청에서는 영국에서 만든 UM(Unified Model)을 사용해 기상을 예측했다. 하지만 UM은 지구를 수직수평으로 나누는 위도경도 격자를 사용해서 지구 곳곳의 날씨를 균일하게 예측하기 어렵다. 보통 한 조각에서 일정 개수의 점 위치를 정해 날씨를 예측한다. 문제는 극지방으로 갈수록 격자의 간격이 0km에 가까워져서 한 조각이 너무 작아진다는 점이다. 반대로 적도지방으로 갈수록 조각이 너무 커져서 고정된 점의 개수로 넓은 범위의 날씨를 계산해야 한다. KIM은 이러한 UM의 한계점을 보완했다. 3차원 구를 감싸고 있는 2차원의 구면을 최대한 같은 간격의 격자로 나누기 위해 ‘육면체구’ 모양을 사용했다. 육면체구를 볼록 사각형 6개로 나누면 거의 같은 간격으로 조각낼 수 있어 계산의 정확도가 올라간다. 육면체구는 정육면체에 바람을 불어넣어 구 형태로 부풀린 도형이다. 이 도형은 미국의 기상 모형인 GFS(Global Forecast System)에도 사용된다. KIM의 기상 예측 3단계 KIM은 이 육면체구 구조를 바탕으로 3단계를 거쳐 기상을 예측한다. 먼저 ‘지배 방정식’을 토대로 기상 모형을 만든다. 지배 방정식은 기상 모형에서 대기 운동을 예측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 오일러 방정식 등 뉴턴의 제2법칙인 가속도의 법칙을 바탕으로 하는 식들이 포함된다. 이 방정식에 온도와 질량은 항상 일정하다는 법칙을 더하면 기상 모형이 된다. 그런 다음 기상 모형은 ‘자료 동화’를 거친다. 자료 동화는 실제 관측한 기상 자료와 기상 모형이 예측한 값을 모두 고려해 가상의 데이터를 만들어 모형에 다시 반영하는 과정이다. 매번 저울 영점을 맞춰주는 것과 같으며, 과정을 반복할수록 모형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즉 자료 동화란 모든 관측 자료를 활용해 수치예보 모형에 들어갈 초기 자료를 실제 값에 가깝게 만드는 과정이다. 마지막으로 후처리 과정을 통해 유의미한 수치들만 걸러내는 작업을 거친다. 이후 수치를 한눈에 잘 알아볼 수 있도록 그래픽으로 만들어 기상 예측 정보를 내놓는다. 그런데 이렇게 만든 모형으로 기상을 예측하려면 아주 많은 계산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10일 동안의 기상을 예측하려면 아래만큼의 계산이 필요하다. KIM은 우리나라에 나타나는 기상 현상을 예측하는 데 유용하다. 실제로 2023년 8월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카눈의 이동 경로는 KIM 예측으로 미리 알 수 있었다. 반면 UM은 카눈이 한국과 일본 사이 해상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해 예측이 다소 빗나갔다. 현재 기상청에서는 UM과 KIM을 병행해 기상을 예측하고 있다.베스트